2015년 8월 16일 일요일

중년의 실직을 읽으며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자 <정운현>의 "어느날, 백수"



이번 연휴가 3일이나 되다보니 평소 주말보다 책읽을 시간이 많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책도 얇고 폰트도 큰편이라 최근 노안이 심해져 책의 작은 글씨를 읽기 힘들어진 내게는 간만에 눈이 아프거나 보이지 않는 일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40대 후반에 정치적인 이유로 언론사를 타의에 의해 실직하게 된 후
백수의 삶을 5년여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왔고 그를 통해 느낀점을 이 책을 통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본인의 경험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당장 실직함으로써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하루아침에 상실되는 데 따른 분노부터
자신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술로 세월을 지세웠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오히려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고, 장성한 자녀가 진학 등을 포기하게 되자
저자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분지족하며 어려운 현실 내에서 소일거리를 통해 마음을 힐링하고
평생 해온 언론을 통한 작은 일거리들을 찾아가며
아직도 가난하고 경제적으로는 궁핍하지만 여러가지 것들에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해나가는데 저자가 적은 18가지 교훈은 정년이 20년정도 남은 내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하고 그렇겠다 싶은 내용들이었는데 18가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실직 인정하기
2. 남탓 하지 않기
3. 가족 이해 구하기
4. 동네 뒷산 벗하기
5. 좋은 인연 살리기
6. 일상사 기록하기 : 나는 소소하게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고 있다
7. 도서관 즐겨 찾기 : 역시 나와 같은 취미다. 나도 매주 도서관을 가니까.
8. 극단 생각 않기
9. 세상 등지지 말기
10. 정 급할때는 SOS를!
11. 룸펜 즐기기
12. 기득권 내려놓기
13. 서두르지 않기
14. 스스로 위로하기
15. 늘어지지 않기
16. 새 일거리 찾기
17. 져주면서 살기
18. 매사에 감사하기 : 그래, 내가 매사에 감사를 좀 하며 살아야 하는데

2015년 8월 15일 토요일

소소하게 공감이 하는 생활운동백서 <고민재> 저 "몸부터 챙겨야 할 시간"


현직 트레이너가 쓴 책이지만 이 책에는 그 다이어트 책에 흔한? 음식의 칼로리 표라던지 시간당 운동 소요 칼로리 등 이런 표 같은건 전혀 없다.

하지만, 죽게 땀 흘려 운동한 직후 순간 찾아오는 쾌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저자의 운동철학, 운동철학 이상의 인생철학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320여 페이지로 그리 적은 분량은 아닌 책이었는데 오늘 아침에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공감이 많이 간다.

나도 주3~4회 40분씩 자전거 운동을 해서 그런지 운동은 항시 함께 하는 친구같은 거라는 생각에도 동의할 수 있었고,

정직은 사람을 속이지 않고 결과를 그대로 나타내준다는 것.

어떤 목표든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없다는 것 등 여러 면에서 공감이 갔으며, 적절한 좋은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은 몸에 잔병치레가 사라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도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자전거를 꾸준히 타면서 몇년간 괴롭힌 소화불량증세도 많이 호전되었으며

나름 식사도 건전하게 하고 있으나 커피중독만은 끊지 못한 상태이긴 하지만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가자는 저자의 성실한 삶의 태도가 잘 반영되어 있는 한편의 진중한 건강에세이.

2015년 8월 8일 토요일

책 뒤표지를 덮으니 머리가 멍해졌다 <에리크 쉬르데쥬>의 "한국인은 미쳤다"

시간도 아니가고 세월도 아니갈줄 알았건만 어느새 나도 경력 10년이 훌쩍 넘는 조직생활을 한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무엇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출근하면 항상 할일이 있고
주말이 되면 주말에 출근해서 할법한 일들도 항시 생겼던 것 같다.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직속상관보다 먼저 퇴근할 생각은 하지 않았고
상관이 바뀌면 많은것을 적응해야 하고 많은것이 바뀌었으며
그에 대한 불평은 어느순간 하지 않는것이 몸으로 체화되었다.

하지만 마음 어느 한구석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으며
이런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고 은퇴하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이런 생활은 조직에게 나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프롤로그를 읽고 과감히 구입한 이 책을 단 이틀만에 읽어내려가며
포풍공감에 휩싸였으며
그래도 바뀌는것은 없을거란 생각에 입맛이 쓰기도 하다.

하지만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에 보면 나오는 문구이기도 한데
나는 어떠한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난 후 나오는 시니컬한 반응 '그래서 대안이 뭔데? 없어?
대안없는 문제제기가 무슨 소용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혐오한다.

우리의 문제점도 항상 그러했다.
다들 불평없이 조용히, 어떤일이 있고도 뒷날이면 아무일 없던 듯 묵묵히 일을 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각성하는것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사회에 매우 필요하다.

실은 우리 조직에 필요하다고 외치고 싶은 거겠지. 우리가 내가 몸담고 있는 바로 그 조직 말이다.

이 시크한 프랑스인이 던진 까칠한 문장은 하나하나 소중해서 버릴게 없었다.
우리 중 통찰력깊은 누군가는 마음속 깊이 공감할만한.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도 논하지는 못할만큼 권위에 체화되버린 서글픈 우리들이 공감할만한
그런 메시지가 있다.

해결책? 이런건 현재 의미가 없다.
해결이라는것은 문제를 만든 후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지금 중요한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복잡하게 나열하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재미가 있으니까.

2015년 5월 25일 월요일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슬로리딩을 실천하느라 속도는 늦지만
천천히 곱씹으며 읽으니 재미는 배가된다.

히라노 게이치로 <슬로리딩>, <위처 이성의 목소리>, 로버트 매캐먼의 <스완 송>
에리카 종의 <비행공포> 그리고 존 스칼지의 <휴먼 디비전>


아 언젠가 정말 가게 될까..히말라야 <박제현 글/사진> "히말라야가 내민 손"



언젠가 정말로 가게 될것만 같은 기분이다...
언제부턴기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책을 많이 찾아 보게 되는걸 보면 말이다 ㅜㅜ

물론 현실은 히말라야는 꿈도 꾸기 어렵고
체력도 저질이라 내가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말이다. 아으.

트레킹경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에
실지로 트레킹을 계획중이라면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2015년 5월 24일 일요일

마지막장을 읽고 감동의 눈물이 한방울 났다 <존스칼지>의 "조이이야기"

조이이야기는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노인의 전쟁, 유령여단, 마지막행성) 3부작과
독립된 이야기는 아니며 정확히는 마지막행성과 같은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로써
마지막 행성이 우리의 영웅 존 페리의 시점에서 기술되는데 반해
이 작품은 조이 부탱 페리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그러다보니 존 페리의 시점에선 알수 없던 여러 일들의 비밀이 풀리고

특히 마지막 행성 막판에 사건이 우르르 급히 미심쩍게 해결된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에 대한 궁금증이 말끔하게 씻겨내려감과 동시에 감동을 받아 울컥하게 되었다.
오늘 새벽 1시33분쯤에 마지막장을 읽었는데 밤이어서 그런지 감동에 눈물이 고일정도였다.

이런 발군의 작품을 쓰는 작가가 심상치 않은 작가라는 생각을 한번 더 들게 함과 동시에
아직 우주개척연맹 떡밥이 떨어지지 않은 바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들게 만드는 소설은
참 오랜만이었다.

열 일곱살 소녀 조이 부탱 페리는 참 복잡한 인생역정을 거쳤는데
아버지 샤를 부탱과 살다 유년기 5살에 우주정거장에서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고
홀로 살아남아 오빈종족이 우러러 보는 경외의 대상이 되었으며
아버지 샤를 부탱은 유령여단 막판에 죽게 되는데
조이부탱페리는 그 이후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이 부부로 다시 만나며
입양되게 되었다.

존 페리 가족이 우주개척연맹에 속아 새로운 개척행성으로 가게 되는데 이 이야기가 마지막행성이고
이 "조이이야기"는 마지막행성에서 다루어졌던 '로아노크'행성의 10대 소녀의 적응기이자
사건기 정도가 되겠다.

작가가 여성이었다면 아마 자전적인 면도 섞여있다고 말할지 모르나 작가는 남성이다.

특히 조이 부탱 페리와 오빈종족과의 관계가
단순히 "효능"을 위한 관계에서 진정한 애틋한에서 비롯된 관계로 변화되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2015년 5월 18일 월요일

내 일상에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아녜스 르디그> "기적이 일어나기 2초전"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3살 아들을 키우며 사는 20세의 미혼모 줄리
사회적 지위와 재산은 갖췄으되 배우자가 떠나 공허한 폴
전문직이되 가슴아픈 사별을 겪어 슬픔을 내비쳐보지도 못한 폴의 아들 제롬

이 셋이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기가막힌 우연으로 만나 예측하지 못한 여행을 함께 하는것으로
이 작품은 시작된다.

20세 미혼모라는 색안경을 낀 제롬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 폴의 무조건적인 호의
이 모든것을 의심섞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는 줄리는
기막힌 경치를 가진 보르도뉴의 바닷가를 보고 느끼고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비록 절뚝거리는 발로지만 해피엔딩을 향히 뚜벅거리며 나아간다.

감동과 눈물이 적절히 어우러지며
이 책의 뒷표지를 닫았을때 내 지리멸렬한 일상에도 뭔가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제발 나에게도 기적이!

2015년 5월 15일 금요일

스칼지식 SF유머감각의 끝판왕 <존 스칼지>의 "마지막 행성"

이로써 노인의 전쟁 3부작이 종결되었다.
비록 존 페리와 제인세이건의 여행도 끝이 아니고
그들의 놀라운 가족 조이 부탱의 여행도 끝이 나지 않았고
놀라운 은둔한 숨겨진 세계 지구의 격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더 이상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과 함께 하는 여행은 끝이 났고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다시 시작되진 않을 거다.

유령여단을 읽은 직후 마음을 강타한 먹먹함 직후 바로 집어든 "마지막행성"은
뜻밖에도 노인의 전쟁처럼 멋진 존 페리 할아버지의 1인칭으로 돌아오며
시야도 확 줄어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시야는 줄었고 배경도 아주 낯선 조그마한 곳인데다가
모든 악의 근원 화신같은 우주개척연맹과의 거리는 아주 멀어졌지만
그 흑막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정보통제의 패러디를 방불케 하며
뉴스를 보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시리즈가 끝난 아쉬움은 없다.
다만 멋진 한편의 장대한 우주서사시를 만끽했다는 기분좋은 느낌과 좋은 경험
그리고 다소의 허전함은 조이이야기로 이어지는 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나로 하여금 안도감에 들게 한다.

이로써 나는 존 스칼지의 빼도박도 못하는 팬이 되고야 말았다.

우주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사의 흥망성쇠를 읽으며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그가 나를 인도하사 경험하게 해준 멋진 시간에 감사를 더할 뿐이다.

2015년 5월 5일 화요일

읽고나니 마음이 먹먹해지는 SF수작 <존 스칼지> 의 "유령여단"

최근 몇권을 책을 동시다발로 읽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허리가 아파서 일찍 잔다는 등)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오다
막판 40페이지는 정신없이 읽고 나서
먹먹해지는 마음의 움직임을 느꼈다. 이는 내가 성인이고 인생의 통과의례 몇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 느껴지는 먹먹함이다.

아주 경쾌한 필치로 그려진 1편 노인의 전쟁의 2편인 이 작품은

1편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왠 외계종족 르레이 학자의 고난으로 시작하여
우리의 멋진 제인 세이건 중위의 카리스마를 맞딱뜨리며
무거운 어조로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난 인류의 배신자 샤를 부탱.

그리고 그를 어찌해서든 처치해야 하는 우주개척연맹. 그리고 특수부대.
샤를 부탱의 영혼 일부를 이식한 특수부대원을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러게 해서 생성된 존재가 2편 유령여단의 실질적 주인공 재러드 디랙이다.

1편 말미에서 잠시 보였으며
그 실체를 알수 없던 특수부대의 본질은 2편이 전지적 작가시점을 유지하고
주인공 재러드 디랙의 입장에서 서술되며
그 비밀이 풀린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본질에 이 작가의 상상력이 끝이 어디인지 되묻고 싶어지며,
이 작가가 가진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의 깊이도 그와 같은 질문을 하고 싶어진다.

재러드 디랙의 특수부대 체험기가 끝나면
여러 임무를 통해 그가 원래 되었어야 하는 부탱의 모습이 되어가며
정체성에 혼란을 다소 겪으며
"진짜배기"의 모습을 살짝 찾아가던 중 마지막 임무가 부여된다.

결말까지 나열하면 스포가 되니까 줄거리는 여기서 줄이지만 결말을 보고 느껴지는 먹먹함.
그리고 1편에 이어 2편에서 정말로 끝도없이 널어놓은 이 엄청난 떡밥!!!들을 대체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궁금해져서 바로 3편은 시작해야겠다.

본편 3편에 외전 2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번역출간된것은 본편3편+외전1편)
모든 떡밥이 시리즈내에 해결이 되었나 모르겠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SF 에 대해 아는게 없을지라도 이 작품의 인간에 대한 실존적 이해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읽을 가치와 재미, 감동이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번역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된다.

2015년 5월 3일 일요일

신들의 정원, 하늘길을 걷다 K2트레킹 <글,사진 / 유영국>



그러고보니 히말라야에 대한 관심이 생긴것도, 트레킹이 있다는것도, 물론 내가 트레킹을 할 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한 관심이 끊이지 않은 것은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의 5회독 정도를 끝낸 뒤였다.

5번을 읽어도 웃음포인트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배를 쥐고 웃게 되는 바로 그 책 말이다.
그 책의 유일무이한 단점은 사진이 적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웹에서 이미지 검색어가 한때 "안나푸르나"였던 적이 있었더랬다.

우연히 이 책을 보고 그때 나를 휩쓸고 지나간 흥미를 생각하며 집어들었던것이 어제 오전 이었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은것은 오후1시경부터였는데 어제 오늘 양일간 꼬박 읽어내려갔다.

정말로 지루하며 할말이 없는 여행기라면 중간이상 읽지 않았을 것이었던 바,
부드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책만의 재미가 있다는 뜻도 되었다.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 범인 입장에서 본인이 겪은 바를 느낌 위주로 담담히 서술하며
위 사진과 같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멋진 풍광이 담긴 사진도판자료가 정말로 아주아주 많이 있어
눈이 호강함과 동시에 작가가 어떤 풍경을 보고 그토록 감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다소 모자라보이는 정황묘사를 사진이 대신해주는 듯 싶었다.

내가 트레킹을 준비하는 목적이 아닌
그들의 여행기를 읽고 느끼는 멋진 간접경험으로 만족할 것이었기 때문에
이 책은 내 니즈에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트레킹을 준비하는 입장이라면 좀 다르게 여겨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배를 쥐고 웃는 웃음포인트는 없다.
그리고 트레킹 후반엔 50대 중반이었던 작가의 체력이 훅 떨어지는 바람에 작가가 그로기상태에 빠졌으므로 후반 며칠은 여행기가 거의 없다. (작가가 호텔에서 쉬느라)
그래서 다소 지루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안나푸르나와는 확연히 다른 척박한 오지의 트레킹을 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간접경험을 원한다면 멋진 선택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작가의, 다소 건조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솔직한 서술은 여행의 묘미를 어깨너머로나마 만끽할 수 있게 만든다.

2015년 4월 12일 일요일

유머와 위트, 재치가 번뜩이는 <존스칼지>의 "노인의전쟁"

내가 존 스칼지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작품 '레드셔츠'를 읽은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레드셔츠 역시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었을정도로 유머와 재치가 사정없이 넘치는 작품이었어서
이 작가의 장편이라는 노인의전쟁 시리즈 (시리즈3권+외전1권)를 별 고민없이 질러뒀다
어제 점심을 먹고 펼쳤는데 유머, 재치, 재미, 몰입감,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에서 최고의 작품이었다.

43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오후에 뚝딱 읽어버렸다.
중간에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을 주기도 했지만
그 뒤에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너무도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기 어려웠다.

2015년 현재까지 읽은 책 중 가장 몰입감이 높은 작품이었다고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다.

그리도 도중에 깔린 유머란!
책을 읽으며 배를 쥐고 깔깔 웃은게 몇번이던지..
SF광팬이라면 아마도 광대한 우주관이 상대적으로 모자라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을것 같은데
오히려 그 점은 평소 SF를 접해보지 못했던 독자에게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것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판타지를 좋아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을 선호했는데
그점에서 이 책은 나의 선호 1순위작품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시리즈와 외전이 남아있는데 바로바로 정주행 할 생각이다.
광활한 우주전쟁과 함께 멋진 상상력의 환상적인 세계를 깔깔대고 웃으며 질주할 기대에 벌써 설레인다.

2015년 4월 9일 목요일

캐미 가르시아, 마거릿 스톨의 <뷰티풀 크리처스>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처음 시작의 3/5까지는 뭔가 폐쇄적이고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로) 전통적이며 초기 청교도들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미국의 시골마을의 정서와 그런 시골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 후반의 남녀들의 다소 평범한 일상 위주의 이야기가 지리멸렬할 정도로 계속되었고,

그나마 사건 스러운 사건들은 3/5지점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지나치게 평온하게 느껴진 앞부분과 개연성은 둘째치고 뜬금포처럼 터지는 사건들이 조금씩 놀라게 하는데

끝으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이 어디로 튀어대는지 "뭥미"스러운 기분을 가지다가 최대의 떡밥은 "다음으로 미뤄졌엉~"으로 끝난다. 는게 솔직한 기분이다.

일단 로맨스인지 판타지인지 나누자면 결코 쉽지 않은데 굳이 구분하려고 한다면 판타지 냄새를 풍기는 틴에이저 드라마라고 보는 편이 낫다. 따라서 나처럼 판타지+_+를 좋아하고 뭔가 상상의 나래를 사정없이 펼치려는 독자라면 실망할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책을 사정없이 읽어버려야 하는 몰입감도 떨어지고 사건 사건간의 개연성도 떨어지며 등장인물은 그리 매력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여주인공은 트와일라잇의 벨라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민폐캐릭이다. 어쩌면 성격파탄자일지도...

물론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정황은 비교적 잘 서사되어 있어 독자가 이해는 할 수 있지만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점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

처음 소개된 서평중 <한편의 잘 만들어진 공예품과 같다>는 표현이 있는데, 매우 공감이 가는 표현이고, 이 작품을 읽으면 동의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하다.

차근차근 묘사되는 개틀린마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미국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일지라도 대략의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결코 흔하지 않은 그들만의 생활방식 등을 약간 전통적인 시각에 맞추어 머릿속에서 떠오르게 되는데, 마치 아주 정성들여 세공하거나 만들어낸, 장인이 만든 공예품을 생각나게 한다.

요약하자면
- 한편의 정성껏 빚어진 미국초기적인 전통미가 어우러진 배경
- 판타지(주술 등)요소를 섞긴 했으나 판타지적 상상력을 자극하진 않으며
- 10대의 풋사랑을 운명이라는 요소에 결부시켜 운명적인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비장미를 가미한 로맨스가 가미돼 있고 (글쎄 숱한 사랑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나같은 독자에게 이런 설정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다가올지는 읽는분의 판단에 맡긴다)
- 하지만 서사 플롯은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는
- 이계종족(보통 인간이 아닌)과 평범한 소년과의 로맨스를 그린 소설이다.
- 트와일라잇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고 (전체 작품을 4부작으로 미리 나눠두고 이종족과 보통인간인 두 주인공을 설정하는 등)
- 2007년이나 8년이 아닌 이런류의 수많은 작품이 소개된 2015년에 독자를 감동시키기엔 2%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후속 2편인 "뷰티풀 다크니스"를 구입했다ㅜㅜ;
뭐 아주 후회한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며칠간 미국남부마을 개틀린을 각인해준 멋진 시간을 갖게 해주었고 다크니스는 다른 작품 정주행 후 읽을 예정이다.

2015년 3월 29일 일요일

기예르모 델 토로, 척 호건 <스트레인 1,2>


섬뜩하게 무섭다.
세계관은 무지하게 비관적이라 마치 주인공이 승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숨막히게 재미있다.
손을 대니 책장이 휙휙 넘어가며 동시에 머릿속에 수십개의 씬으로 완성된
호러 영화 한편이 그려지는 신기한 작품.

유명 영화감독과 작가의 공동작품인데
당초에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가 투자가 잘 되지 않자
소설로 먼저 집필된 것이라 해서 그런지
구성이 마치 영화같은 장면전환이 이루어진다.

주인공의 승리 스토리를 좋아하고
비관적인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싫어하는 분은 읽기 어렵지만
그런 설정에 상관없다면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항상 느끼지만 이런 장르문학은 읽는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는 멋진 장점이 있는 대신
교양이 는다거나 지식이 는다거나 하는건 사실 없다ㅜㅜ

2015년 3월 20일 금요일

두 기록들



한번 읽고 안읽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디아블로 시리즈 스토리가 재미있다보니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읽게 된 케인의 기록과 더불어
이번에 새로 출간된 티리엘의 기록

이 책을 읽고 나니 새록새록 생각나는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의 내용이 생각나는데
다시한번 정주행 달려볼까 생각중



티리엘이 남기는 특별한 기록 <티리엘의 기록>


일단 표지에 떡 박힌 엘드루인이 마음에 와닿았다.
만약 저 그림을 보고 엘드루인임을 바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무엇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정도의 매니아라면 당연히 소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송받은 바로 그날 읽어치웠다.
내가 모르던 디아3의 뒤안길을 걷는듯한 기분이랄까
한꺼풀 벗겨진 비밀들이 매력있다.

2015년 3월 7일 토요일

으아니 이런 재기발랄한 작품이!! <존 스칼지>의 "레드셔츠"























첫부분은 노멀한 SF 작품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미스테리틱하다가
빵 터지더니
현실을 꿰뚫는 통찰을 가진 여운 짙게 남는 슈퍼울트라코믹 실존 SF 작품으로 뙇!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멋드러진 필치
물론 그를 잘 살린 번역가에게 경의를 표할 생각뿐이 나지 않게 되었다.

읽고 나면 드는 생각은 하나뿐이 없다.

나도 레드셔츠?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바로 필 받고 구입했는데
후회가 없는 재기발랄한 작품이다.

이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13년 휴고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의 클리셰를 절묘하게 살린 SF 작품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SF 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작품과 정신기생체 때문에 SF 소설에 흥미가 생기게 된 1인이다.

2015년 2월 21일 토요일

꼼꼼하게 읽을수록 머릿속에 영화가 펼쳐진다. 한편의 스릴러 영화가..!! <마커스 세이키>의 "브릴리언스"



오랜만에 블로그에 읽은 책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되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많은 책들이 내 손을 거쳐 갔고
어떤 책들은 단지 며칠동안의 짧은 감상만을 던져준 채 내 곁을 떠났다.

설 연휴동안 내 머릿속의 스릴러 영화를 상영해 준 <브릴리언스>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탁월한 선택이고, 이 책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책을 재미있다고 언급해야 할 것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는 상황일 정도로 몰아준 이 멋진 책에 다시한번 감사를!

멀지않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
인구의 1%를 차지하는 브릴리언트라 칭해지는
X맨 같은 영화에서 소개된 새로운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멋진 종족들과
타고난 멋진 동생의 못난 형으로 남고 싶지 않은 영민한 머글 혹은 노멀, 아니면 보통사람들의 집합체의 거대한 전쟁을 표현한 소설로,
실지 사회 구조와 조직의 특성과 그 면면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직장생활을 거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하고
더불어 나같은 판타지(상상)를 자극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다.

좋은 책을 구입하는 것은 그를 읽으면서 보낼 시간을 함께 구입하는 것이라며
누군가 얘길 했는데, 음미할 수록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되고
황금같은 연휴 밤시간을 함께 보내는데 있어 이 책은 탁월한 선택이다.

꼼꼼하게 읽을 수록 머릿속에 상영되는 영화의 해상도도 더불어 높아지니
그냥 휙휙 책장을 넘기지 않으며
세세하게 한문장 한문장 행간을 읽어나가는 것이
한편의 스릴러 영화감상에 좋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소설이 마치 영화와도 같아서 읽은 후 밀려오는 감정의 파고가 꽤 높았다.

이 작품을 읽으며 보낸 시간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