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8일 토요일

책 뒤표지를 덮으니 머리가 멍해졌다 <에리크 쉬르데쥬>의 "한국인은 미쳤다"

시간도 아니가고 세월도 아니갈줄 알았건만 어느새 나도 경력 10년이 훌쩍 넘는 조직생활을 한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무엇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출근하면 항상 할일이 있고
주말이 되면 주말에 출근해서 할법한 일들도 항시 생겼던 것 같다.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직속상관보다 먼저 퇴근할 생각은 하지 않았고
상관이 바뀌면 많은것을 적응해야 하고 많은것이 바뀌었으며
그에 대한 불평은 어느순간 하지 않는것이 몸으로 체화되었다.

하지만 마음 어느 한구석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으며
이런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고 은퇴하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이런 생활은 조직에게 나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프롤로그를 읽고 과감히 구입한 이 책을 단 이틀만에 읽어내려가며
포풍공감에 휩싸였으며
그래도 바뀌는것은 없을거란 생각에 입맛이 쓰기도 하다.

하지만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에 보면 나오는 문구이기도 한데
나는 어떠한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난 후 나오는 시니컬한 반응 '그래서 대안이 뭔데? 없어?
대안없는 문제제기가 무슨 소용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혐오한다.

우리의 문제점도 항상 그러했다.
다들 불평없이 조용히, 어떤일이 있고도 뒷날이면 아무일 없던 듯 묵묵히 일을 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각성하는것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사회에 매우 필요하다.

실은 우리 조직에 필요하다고 외치고 싶은 거겠지. 우리가 내가 몸담고 있는 바로 그 조직 말이다.

이 시크한 프랑스인이 던진 까칠한 문장은 하나하나 소중해서 버릴게 없었다.
우리 중 통찰력깊은 누군가는 마음속 깊이 공감할만한.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도 논하지는 못할만큼 권위에 체화되버린 서글픈 우리들이 공감할만한
그런 메시지가 있다.

해결책? 이런건 현재 의미가 없다.
해결이라는것은 문제를 만든 후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지금 중요한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복잡하게 나열하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재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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