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2일 월요일

<정유정> 히말라야 환상방황

마치 히말라야의 안개속의 산등성이를 해메이다 내려온 기분이다.

책을 1회독 했을 직후엔 "뭐 벌써 다 읽어?"와 함께 힘들지만 무언가를 남겨주는 등산이 너무도 빨리 끝난 듯한 아쉬움에 바로 2회독을 시작한 거의 유일한 책이다.

책의 장면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그리고 싶어 꼼꼼히 정독하기도 했다.
아울러 작가가 다녀온 고개 이름들이 입에 붙고 싶기도 했고.

이 책은 작가일행과 더불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번외 멤버로 함께 등반한 
멋진 느낌을 선사해준다. 깔깔대고 웃은적이 3회 이상 될 정도로 포복절도할
유머도 있는 반면 머릿속에 풍경이 그려질정도로 직관적인 묘사,
간결하면서도 짜임새있게 사건을 서사해나가는 스마트한 문체가 돋보인다.

이 책을 2회독한 직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안나푸르나의 고화질 이미지를 찾아 감상한 것과
여운이 가시기 전에 간단하게나마 감상을 써두는 일이되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계곡속의 강줄기와 더불어
고도에 따라 휙휙 달라지는 수목과 자갈길과
봉우리마다 서있는 로지,
앞서 간 트레커들의 발자욱이 보이는 것같은 환상을 선사해준다.

마치 내일 새벽 4시가 되면 가이드가 나를 깨우러 올 것만 같은 기분에서 이제 깨어나려고 한다.
원더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