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2일 일요일

유머와 위트, 재치가 번뜩이는 <존스칼지>의 "노인의전쟁"

내가 존 스칼지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작품 '레드셔츠'를 읽은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레드셔츠 역시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었을정도로 유머와 재치가 사정없이 넘치는 작품이었어서
이 작가의 장편이라는 노인의전쟁 시리즈 (시리즈3권+외전1권)를 별 고민없이 질러뒀다
어제 점심을 먹고 펼쳤는데 유머, 재치, 재미, 몰입감,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에서 최고의 작품이었다.

43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오후에 뚝딱 읽어버렸다.
중간에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을 주기도 했지만
그 뒤에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너무도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기 어려웠다.

2015년 현재까지 읽은 책 중 가장 몰입감이 높은 작품이었다고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다.

그리도 도중에 깔린 유머란!
책을 읽으며 배를 쥐고 깔깔 웃은게 몇번이던지..
SF광팬이라면 아마도 광대한 우주관이 상대적으로 모자라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을것 같은데
오히려 그 점은 평소 SF를 접해보지 못했던 독자에게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것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판타지를 좋아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을 선호했는데
그점에서 이 책은 나의 선호 1순위작품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시리즈와 외전이 남아있는데 바로바로 정주행 할 생각이다.
광활한 우주전쟁과 함께 멋진 상상력의 환상적인 세계를 깔깔대고 웃으며 질주할 기대에 벌써 설레인다.

2015년 4월 9일 목요일

캐미 가르시아, 마거릿 스톨의 <뷰티풀 크리처스>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처음 시작의 3/5까지는 뭔가 폐쇄적이고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로) 전통적이며 초기 청교도들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미국의 시골마을의 정서와 그런 시골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 후반의 남녀들의 다소 평범한 일상 위주의 이야기가 지리멸렬할 정도로 계속되었고,

그나마 사건 스러운 사건들은 3/5지점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지나치게 평온하게 느껴진 앞부분과 개연성은 둘째치고 뜬금포처럼 터지는 사건들이 조금씩 놀라게 하는데

끝으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이 어디로 튀어대는지 "뭥미"스러운 기분을 가지다가 최대의 떡밥은 "다음으로 미뤄졌엉~"으로 끝난다. 는게 솔직한 기분이다.

일단 로맨스인지 판타지인지 나누자면 결코 쉽지 않은데 굳이 구분하려고 한다면 판타지 냄새를 풍기는 틴에이저 드라마라고 보는 편이 낫다. 따라서 나처럼 판타지+_+를 좋아하고 뭔가 상상의 나래를 사정없이 펼치려는 독자라면 실망할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책을 사정없이 읽어버려야 하는 몰입감도 떨어지고 사건 사건간의 개연성도 떨어지며 등장인물은 그리 매력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여주인공은 트와일라잇의 벨라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민폐캐릭이다. 어쩌면 성격파탄자일지도...

물론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정황은 비교적 잘 서사되어 있어 독자가 이해는 할 수 있지만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점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

처음 소개된 서평중 <한편의 잘 만들어진 공예품과 같다>는 표현이 있는데, 매우 공감이 가는 표현이고, 이 작품을 읽으면 동의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하다.

차근차근 묘사되는 개틀린마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미국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일지라도 대략의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결코 흔하지 않은 그들만의 생활방식 등을 약간 전통적인 시각에 맞추어 머릿속에서 떠오르게 되는데, 마치 아주 정성들여 세공하거나 만들어낸, 장인이 만든 공예품을 생각나게 한다.

요약하자면
- 한편의 정성껏 빚어진 미국초기적인 전통미가 어우러진 배경
- 판타지(주술 등)요소를 섞긴 했으나 판타지적 상상력을 자극하진 않으며
- 10대의 풋사랑을 운명이라는 요소에 결부시켜 운명적인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비장미를 가미한 로맨스가 가미돼 있고 (글쎄 숱한 사랑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나같은 독자에게 이런 설정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다가올지는 읽는분의 판단에 맡긴다)
- 하지만 서사 플롯은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는
- 이계종족(보통 인간이 아닌)과 평범한 소년과의 로맨스를 그린 소설이다.
- 트와일라잇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고 (전체 작품을 4부작으로 미리 나눠두고 이종족과 보통인간인 두 주인공을 설정하는 등)
- 2007년이나 8년이 아닌 이런류의 수많은 작품이 소개된 2015년에 독자를 감동시키기엔 2%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후속 2편인 "뷰티풀 다크니스"를 구입했다ㅜㅜ;
뭐 아주 후회한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며칠간 미국남부마을 개틀린을 각인해준 멋진 시간을 갖게 해주었고 다크니스는 다른 작품 정주행 후 읽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