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6일 토요일

위대한(혹은 위대해보이는) 한컷은 지루한 하루가 축적된 모습이다 강수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래 말하자면 그런것이다.
위대한 혹은 사람들이 위대하다고 보여지는 한 컷 혹은 한 시기는
지루한 하루하루가 축적된 모습이라는 것.

지루한 하루란 치열한 하루하루, 어제와 별반 다를것 없었다고 생각되었던 하루
혹은 아주 평범한 그런 하루라는 것이다.

이분의 책을 읽으면 우리가 자서전 하면 생각할 법한 자극적인 혹은 극적인 씬은 단 한컷도 없다.
지루한 일상을 누구도 생각하기 어려운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한 모습과 경륜이 보일 뿐.

우리가 진정 존경하고 따라가야 하는 부분은 이런 부분이 아닌 가 한다.

남들보다 늦었던 어쨌건 시작한 어떤 일을 열정을 가지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잘 이겨내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최고가 되는 것.

남과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것.
진정한 최고는 과거의 자신보다 나은 자신이 되어야 하는 거란걸
저자는 책 한권 내내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시선과, 남의 평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 나라 출신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자신만의 경쟁을 강조하는 저자의 진정 코스모폴리틱한 모습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생활 30년 이상을 하며 한국국적을 지키고 있는 이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가

딱히 말이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오컬트와 스릴이 섞인 최고의 재미! 나카지마 라모의 <가다라의 돼지>

여러권의 책을 지나는 동안 후기를 거의 쓰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후기를 안쓸래야 안쓸 수가 없었다.


마치 3부작으로 나뉜 기가막힌 장편영화를 본 듯 하다.
일본 동경의 대도심과 사이비종교의 본산, 아프리카, 그리고 일본 동경, 대도심의 방송국까지 오가는 정말 잘 만들어진 장편 스릴러 영화를 본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구성의 책을 읽은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내용이 긴만큼 재미와 여운도 길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읽을 수록 느껴지는 입체적인 주인공들도 와닿고.
너무 많이 죽지만..ㅜㅠ

오컬트적인 내용도 최고이다. 이 소설은 비교할만한 다른 소설이 없는 듯 하다.
왜냐하면 이런 주제를 다룬 심리 미스테리 스릴러 소설이 더 이상은 없기 때문이다.

작자가 단명한 것이 참으로 아쉬운 작품! (더 이상 이런 작품이 더 안나오는 아쉬움이 커서)
그리고 어느 한 범주에 감히 집어넣을 수 없는 독보적인 재미를 주는 소설

이래서 나는 일본소설의 대양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듯 하다.
마약같은 재미를 주는 작품들이 너무도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