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6일 일요일

중년의 실직을 읽으며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자 <정운현>의 "어느날, 백수"



이번 연휴가 3일이나 되다보니 평소 주말보다 책읽을 시간이 많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책도 얇고 폰트도 큰편이라 최근 노안이 심해져 책의 작은 글씨를 읽기 힘들어진 내게는 간만에 눈이 아프거나 보이지 않는 일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40대 후반에 정치적인 이유로 언론사를 타의에 의해 실직하게 된 후
백수의 삶을 5년여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왔고 그를 통해 느낀점을 이 책을 통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본인의 경험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당장 실직함으로써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하루아침에 상실되는 데 따른 분노부터
자신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술로 세월을 지세웠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오히려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고, 장성한 자녀가 진학 등을 포기하게 되자
저자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분지족하며 어려운 현실 내에서 소일거리를 통해 마음을 힐링하고
평생 해온 언론을 통한 작은 일거리들을 찾아가며
아직도 가난하고 경제적으로는 궁핍하지만 여러가지 것들에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해나가는데 저자가 적은 18가지 교훈은 정년이 20년정도 남은 내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하고 그렇겠다 싶은 내용들이었는데 18가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실직 인정하기
2. 남탓 하지 않기
3. 가족 이해 구하기
4. 동네 뒷산 벗하기
5. 좋은 인연 살리기
6. 일상사 기록하기 : 나는 소소하게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고 있다
7. 도서관 즐겨 찾기 : 역시 나와 같은 취미다. 나도 매주 도서관을 가니까.
8. 극단 생각 않기
9. 세상 등지지 말기
10. 정 급할때는 SOS를!
11. 룸펜 즐기기
12. 기득권 내려놓기
13. 서두르지 않기
14. 스스로 위로하기
15. 늘어지지 않기
16. 새 일거리 찾기
17. 져주면서 살기
18. 매사에 감사하기 : 그래, 내가 매사에 감사를 좀 하며 살아야 하는데

2015년 8월 15일 토요일

소소하게 공감이 하는 생활운동백서 <고민재> 저 "몸부터 챙겨야 할 시간"


현직 트레이너가 쓴 책이지만 이 책에는 그 다이어트 책에 흔한? 음식의 칼로리 표라던지 시간당 운동 소요 칼로리 등 이런 표 같은건 전혀 없다.

하지만, 죽게 땀 흘려 운동한 직후 순간 찾아오는 쾌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저자의 운동철학, 운동철학 이상의 인생철학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320여 페이지로 그리 적은 분량은 아닌 책이었는데 오늘 아침에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공감이 많이 간다.

나도 주3~4회 40분씩 자전거 운동을 해서 그런지 운동은 항시 함께 하는 친구같은 거라는 생각에도 동의할 수 있었고,

정직은 사람을 속이지 않고 결과를 그대로 나타내준다는 것.

어떤 목표든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없다는 것 등 여러 면에서 공감이 갔으며, 적절한 좋은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은 몸에 잔병치레가 사라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도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자전거를 꾸준히 타면서 몇년간 괴롭힌 소화불량증세도 많이 호전되었으며

나름 식사도 건전하게 하고 있으나 커피중독만은 끊지 못한 상태이긴 하지만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가자는 저자의 성실한 삶의 태도가 잘 반영되어 있는 한편의 진중한 건강에세이.

2015년 8월 8일 토요일

책 뒤표지를 덮으니 머리가 멍해졌다 <에리크 쉬르데쥬>의 "한국인은 미쳤다"

시간도 아니가고 세월도 아니갈줄 알았건만 어느새 나도 경력 10년이 훌쩍 넘는 조직생활을 한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무엇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출근하면 항상 할일이 있고
주말이 되면 주말에 출근해서 할법한 일들도 항시 생겼던 것 같다.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직속상관보다 먼저 퇴근할 생각은 하지 않았고
상관이 바뀌면 많은것을 적응해야 하고 많은것이 바뀌었으며
그에 대한 불평은 어느순간 하지 않는것이 몸으로 체화되었다.

하지만 마음 어느 한구석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으며
이런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고 은퇴하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이런 생활은 조직에게 나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프롤로그를 읽고 과감히 구입한 이 책을 단 이틀만에 읽어내려가며
포풍공감에 휩싸였으며
그래도 바뀌는것은 없을거란 생각에 입맛이 쓰기도 하다.

하지만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에 보면 나오는 문구이기도 한데
나는 어떠한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난 후 나오는 시니컬한 반응 '그래서 대안이 뭔데? 없어?
대안없는 문제제기가 무슨 소용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혐오한다.

우리의 문제점도 항상 그러했다.
다들 불평없이 조용히, 어떤일이 있고도 뒷날이면 아무일 없던 듯 묵묵히 일을 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각성하는것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사회에 매우 필요하다.

실은 우리 조직에 필요하다고 외치고 싶은 거겠지. 우리가 내가 몸담고 있는 바로 그 조직 말이다.

이 시크한 프랑스인이 던진 까칠한 문장은 하나하나 소중해서 버릴게 없었다.
우리 중 통찰력깊은 누군가는 마음속 깊이 공감할만한.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도 논하지는 못할만큼 권위에 체화되버린 서글픈 우리들이 공감할만한
그런 메시지가 있다.

해결책? 이런건 현재 의미가 없다.
해결이라는것은 문제를 만든 후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지금 중요한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복잡하게 나열하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재미가 있으니까.

2015년 5월 25일 월요일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슬로리딩을 실천하느라 속도는 늦지만
천천히 곱씹으며 읽으니 재미는 배가된다.

히라노 게이치로 <슬로리딩>, <위처 이성의 목소리>, 로버트 매캐먼의 <스완 송>
에리카 종의 <비행공포> 그리고 존 스칼지의 <휴먼 디비전>


아 언젠가 정말 가게 될까..히말라야 <박제현 글/사진> "히말라야가 내민 손"



언젠가 정말로 가게 될것만 같은 기분이다...
언제부턴기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책을 많이 찾아 보게 되는걸 보면 말이다 ㅜㅜ

물론 현실은 히말라야는 꿈도 꾸기 어렵고
체력도 저질이라 내가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말이다. 아으.

트레킹경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에
실지로 트레킹을 계획중이라면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2015년 5월 24일 일요일

마지막장을 읽고 감동의 눈물이 한방울 났다 <존스칼지>의 "조이이야기"

조이이야기는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노인의 전쟁, 유령여단, 마지막행성) 3부작과
독립된 이야기는 아니며 정확히는 마지막행성과 같은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로써
마지막 행성이 우리의 영웅 존 페리의 시점에서 기술되는데 반해
이 작품은 조이 부탱 페리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그러다보니 존 페리의 시점에선 알수 없던 여러 일들의 비밀이 풀리고

특히 마지막 행성 막판에 사건이 우르르 급히 미심쩍게 해결된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에 대한 궁금증이 말끔하게 씻겨내려감과 동시에 감동을 받아 울컥하게 되었다.
오늘 새벽 1시33분쯤에 마지막장을 읽었는데 밤이어서 그런지 감동에 눈물이 고일정도였다.

이런 발군의 작품을 쓰는 작가가 심상치 않은 작가라는 생각을 한번 더 들게 함과 동시에
아직 우주개척연맹 떡밥이 떨어지지 않은 바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들게 만드는 소설은
참 오랜만이었다.

열 일곱살 소녀 조이 부탱 페리는 참 복잡한 인생역정을 거쳤는데
아버지 샤를 부탱과 살다 유년기 5살에 우주정거장에서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고
홀로 살아남아 오빈종족이 우러러 보는 경외의 대상이 되었으며
아버지 샤를 부탱은 유령여단 막판에 죽게 되는데
조이부탱페리는 그 이후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이 부부로 다시 만나며
입양되게 되었다.

존 페리 가족이 우주개척연맹에 속아 새로운 개척행성으로 가게 되는데 이 이야기가 마지막행성이고
이 "조이이야기"는 마지막행성에서 다루어졌던 '로아노크'행성의 10대 소녀의 적응기이자
사건기 정도가 되겠다.

작가가 여성이었다면 아마 자전적인 면도 섞여있다고 말할지 모르나 작가는 남성이다.

특히 조이 부탱 페리와 오빈종족과의 관계가
단순히 "효능"을 위한 관계에서 진정한 애틋한에서 비롯된 관계로 변화되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2015년 5월 18일 월요일

내 일상에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아녜스 르디그> "기적이 일어나기 2초전"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3살 아들을 키우며 사는 20세의 미혼모 줄리
사회적 지위와 재산은 갖췄으되 배우자가 떠나 공허한 폴
전문직이되 가슴아픈 사별을 겪어 슬픔을 내비쳐보지도 못한 폴의 아들 제롬

이 셋이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기가막힌 우연으로 만나 예측하지 못한 여행을 함께 하는것으로
이 작품은 시작된다.

20세 미혼모라는 색안경을 낀 제롬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 폴의 무조건적인 호의
이 모든것을 의심섞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는 줄리는
기막힌 경치를 가진 보르도뉴의 바닷가를 보고 느끼고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비록 절뚝거리는 발로지만 해피엔딩을 향히 뚜벅거리며 나아간다.

감동과 눈물이 적절히 어우러지며
이 책의 뒷표지를 닫았을때 내 지리멸렬한 일상에도 뭔가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제발 나에게도 기적이!